지나친 학벌 경쟁 압박감이 부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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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5-06-12 11:53조회4,9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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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입학했다는 재미(在美) 유학 여고생 김모(18)양의 주장을 두 학교가 부인한 일이 온라인상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엔 '김양의 거짓말이 작년 미국 수학 경시대회부터 시작됐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김양이 다니는 미 버지니아주 토머스 제퍼슨 과학기술고(이하 TJ고)의 동급생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글은 몇 시간 후 삭제됐지만 '동급생이 밝힌 김○○ 사기극의 전말'이란 제목으로 번역돼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돌았다.
레딧에 게시됐던 글에 따르면 김양은 작년 미국 수학 경시대회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그는 본선에 진출한 친구가 받은 합격 이메일을 도용해 마치 자신이 합격한 것처럼 자랑했다고 한다. 김양은 또 작년겨울 우리나라 수시 전형에 해당하는 하버드대 조기 전형에 지원했다가 탈락했지만, 학교 친구들에겐 합격했다고 소문내고 다녔다. 김양의 거짓말은 하버드대 조기 전형에 합격한 이 학교 학생들이 합격자 명단에 김양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탄로 났다.
하지만 김양은 지난 4월 하버드대에 놀러 가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스탠퍼드대에서도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4월 하버드와 스탠퍼드대 합격생 모임을 찾아가서 진짜 합격생들과 사진도 찍었다.
김양이 TJ고에서 만점인 4.6점을 맞았다는 주장도 허위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학생 학부모는 "TJ고 올해 1등은 인도 학생으로 학점이 4.57"이라고 밝혔다. 또 김양이 미국 수능 시험인 SAT에서 2400점 만점을 받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부모는 "현재로선 김양이 TJ고에 다닌다는 사실 말고는 거의 모든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라며 "현재까지 정황으론 모든 것이 과대망상증에 걸린 김양 측의 자작극이라는 게 같은 학교 학부모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양 가족은 동시 입학이 거짓이란 보도가 나온 후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다. 김양 가족의 언론 창구 역할을 해온 아버지는 본지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변호사와 종합적으로 팩트파인딩해서 대응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라고 밝혔지만 전화는 받지 않는 상태다. 본지는 김양 어머니에게도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양이 미국 최고 명문고인 TJ고 학생이고, 미성년자란 점을 들어 학생의 장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TJ고는 미국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공립 고등학교 평가에서 매년 1~2위를 다투는 영재 학교로 매년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 대학에 10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작년에는 480명을 뽑는 데 3000명 가까이 몰려 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인도·중국 등 아시아계 학생들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데,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준비해 '기러기' 생활을 하기도 한다.
미국 현지 한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황당하다. 어떻게 문서위조까지 할 수 있는가'라는 비판과 함께 '학벌 지상주의, 지나친 경쟁이 아이를 극단적 상황으로 몰아간 것'이라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나도 아이에게 성적을 내라고 강요하는 편인데, 부모의 높은 눈높이에 맞추려다가 아이가 망가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마음을 내려놔야 하나'라고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렸고, 상당수가 공감하는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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