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스타트업 천국! 싱가포르③ 싱가포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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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4-10-09 16:39조회9,1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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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NC의 김동신 씨는 블록71에 대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
VCNC
커플앱 ‘비트윈’ 세계로!
‘블록71’ 1층에는 연인들을 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트윈’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 VCNC의 싱가포르 법인이 자리 잡고 있다. 비트윈은 2011년 박재욱 VCNC 대표가 ‘연인들을 위한 둘 만의 온라인 비밀 공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개 SNS가 대세이던 시기에 비트윈의 폐쇄형 SNS는 화제가 됐고,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의 유명 벤처캐피털(VC)로부터 4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다.
VCNC는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2012년 말부터 준비한 일본 시장은 지난해 3월 3명의 직원으로 법인을 설립한 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대만은 현재 프리랜서 2명을 채용, 수익화 모델을 찾는 즉시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싱가포르 법인은 올 3월에 설립했다. 싱가포르는 테크미디어 편집장 출신의 조아시 위가 맡고 있다. 싱가포르 지사를 찾았을 때는 신혼여행을 간 조아시 위를 대신해 VCNC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신 씨가 맞이했다.
김 씨는 블록71의 환경에 대해 “사무 공간, 투자자 상담, 멘토, 네트워킹 등 스타트업에 필요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영어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데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비트윈은 현재 한국 450만, 일본 130만, 중국 70만, 대만 50만 등 880만 건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에 도달했다. 최근 해외 사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조만간 1000만 다운로드가 예상된다.
김 씨는 “해외 사용자가 늘면서 국가별로 다르게 보이는 사용자들의 패턴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대 중·후반 사용자가 많은 반면에 일본이나 대만은 10대가 주요 고객이다. 미국은 오히려 30대 커플이 비트윈을 활용한다. 이런 사용자의 자료를 면밀히 관찰하면 언제부터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느냐가 나라마다 다르게 보이고, 데이트 방식과 연인 관계에 대한 관점 및 생각 등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씨는 “이런 문화 차이에 맞춰 나라별로 마케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VCNC는 비트윈의 서비스 강화로 충성고객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돈을 쓰는 마케팅이 아니라 비트윈 팬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이름난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와 함께 롱디(원거리) 커플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수익은 커플끼리 선물 추천, 기프티콘 보내기 등에서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각종 이벤트 상자(광고채널)도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결혼정보 회사나 웨딩 업체 등 커플 관련 업체와의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
김 씨는 제일기획 출신이다. 여자 친구의 권유로 비트윈을 알게 됐고, 비트윈을 할수록 매력을 느껴 아예 회사를 관두고 VCNC에 합류했다. 박 대표의 “VCNC마피아를 만들자”는 말이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페이팔 마피아’라는 말이 있다. 페이팔에서 나와 창업한 이들이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파워그룹으로 성장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트윈은 커플용 SNS 분야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VCNC 마피아’는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트래블록
여행과 블로그 연결, 맞춤형 콘텐츠 제공
블록71의 또 다른 공간에는 한국 청년들이 주축이 된 스타트업 ‘트래블록’이 있다. 트래블록은 ‘트래블(여행)’과 ‘블로그’를 합친 단어로, 사진과 여행정보 등을 한 곳에 저장하고 앱과 웹으로 서비스하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데이터 프로파일링을 통해 사용자의 관심과 취향을 분석하며, 원하는 여행지와 관련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여행 정보 서비스가 행선지를 입력해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비해 트래블록은 개인이 어디를 갈 것인지 정하지 않아도 맞춤형 여행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재 가입자 수는 3만여 명으로 동남아시아와 북미에서 서비스 이용률이 높다. 수익모델은 호텔과 여행 관련 업체와의 제휴에서 찾고 있다. 트래블록에는 4명의 공동창업자가 있다. 메트 콰, 조영운, 박용남, 유정환 씨의 명함에는 각각 CEO, CTO, Lead Developer, Lead Designer라고 적혀 있다.
트래블록은 1년 반 전 컬처스토리라는 스타트업의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직장 동료이던 조영운, 박용남, 유정환 씨는 트래블록의 세계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었다. 메트 콰는 캐나다인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공부했다. 취업보다는 창업을 결심하고 아이템을 찾던 중에 트래블록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메일과 채팅, 미팅으로 서로를 알게 된 이들은 결국 공동창업을 하게 됐다.
영어를 잘하고 국제 경험이 많은 메트 콰가 합류하면서 이들의 무대는 세계로 옮겨졌다. 지난해 말 미국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참석 기회가 주어졌고, 그곳에서 싱가포르 정부 투자기관의 지원을 받게 됐다. 블록71에는 올 2월에 입주했다.
트래블록은 언어의 장벽과 문화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조영운 씨는 “IT 업무는 세계 어디서나 통하기 때문에 기본 의사소통은 가능하다”고 웃었다. 멤버 가운데 영어를 잘하고 외국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언어 장벽이 문제될 게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용남 씨는 “오히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한 곳에서 만나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거들었다.
메트 콰는 “블록 71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수익모델을 구현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다양한 교류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투자자를 만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디자인 에이전시와 2개의 스타트업을 경험한 유정환 씨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실행 방안을 더욱 구체화한 후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짧게라도 일반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스타트업을 하는 것도 좋다는 얘기다. 해외 시장 진출과 성공은 국내에서보다 더 어렵다. 해외 시장에 대한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자체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꼭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경영, 마케터, 기술개발, 디자인 등 각자의 전문 영역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는 이들은 모든 의사 결정을 함께 진행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아이디어를 점검하고 의견을 나눠야 실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 고단한 스타트업을 시작했지만 4명의 공동창업자는 지금의 상황에 만족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성공했을 때 따라올 보상도 고단함을 잊게 하는 원동력이다.
최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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