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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베이비부머 '퇴직 썰물' … 지방 공무원 채용 큰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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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4-02-28 10:18
조회6,5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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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홍승활(59) 안전행정국장은 베이비 붐 세대(1955~63년)다. 55년에 태어나 스무 살이던 75년 경북 예천군청에서 9급(당시 5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해 예천군청은 홍 국장을 포함해 9급 공무원 40명을 선발했다. 전년도까지 연평균 10여 명을 뽑던 것에 비해 채용 규모가 확 커진 것이다. 홍 국장은 “국가적으로 새마을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공무원들이 벼베기·모심기·마을청소·지붕개량작업 등 안 해 본 게 없었다”며 “이런 사회분위기도 공무원을 한꺼번에 많이 뽑는 배경이었다”고 말했다. 정년(만 60세)을 1년 정도 남긴 홍 국장과 시험 동기들은 이제 일제히 퇴직을 준비하고 있다.
공직사회에도 ‘베이비 부머’의 은퇴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 성장기에 대거 채용된 공무원들이 내년부터 줄줄이 정년을 맞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국 지자체 공무원의 30%쯤 된다.

 퇴직 1년을 앞두고 공로연수를 시작하는 공무원을 고려하면 퇴직은 사실상 올해 시작된 셈이다. 공로연수는 정년 1년 이내인 공무원에게 사회 적응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제도로 이 기간에 출근은 하지 않지만 급여는 받는다. 내년부터 2023년까지 9년간 서울시(25개 구청 포함)의 베이비 붐 세대 퇴직자는 1만3415명이다. 전체 서울시 공무원의 28%에 해당한다. 이 기간 한 해 평균 은퇴자는 1490명으로 종전의 약 1000명보다 50% 가까이 많다.

 대구시도 올해 128명에서 내년 259명으로 늘어나는 등 9년간 3148명이 공직을 떠난다. 대전시는 90명 정도이던 퇴직자가 9년 동안 연평균 190명씩으로 두 배 이상이 된다. 전남·충남·충북 등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원인은 70년대 중반 이후 공무원이 크게 늘어서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인구가 늘자 행정업무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도시는 도시대로 민원이 증가하고 농촌은 새마을운동에 따른 지붕 개량 등 공무원의 할 일이 많아졌다. 대구시는 81년 직할시(인구 100만)로 승격하면서 6개 구청이 생겼다. 공무원 수도 3700명에서 5400명으로 급증했다. 서울시 김희갑 인사기획팀장은 “한꺼번에 많이 채용됐기 때문에 퇴직에도 썰물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덩달아 신규 채용 규모도 확대됐다. 서울시는 올해 7∼9급 채용 규모를 지난해 1248명에서 2123명으로 늘렸다. 전남도는 지난해에 비해 30% 증가한 1157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의 올해 신규 채용 인원은 1만3701명으로 지난해보다 13%(1556명) 증가했다. 정부 각 부처도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4160명을 선발한다. 안행부 이정구 지방공무원과장은 “복지 분야의 행정 수요까지 늘어 채용 규모는 계속 커질 것”이라며 “공무원 채용시장에 큰 장이 섰다”고 했다. 

 공무원 시험 학원도 호황이다. 서울 노량진 등 전국 공무원 학원가에는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 기업체 준비에서 공무원으로 바꾸는 수험생도 있다. 서울 K공무원학원 이원규 부원장은 “공무원 희망 수강생이 늘어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강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용시장이 커졌다 해도 공무원 되기는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서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3~7일 9급 공채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평균 64.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퇴직 썰물’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험이 많은 고참 공무원이 단기간에 대거 빠져나가면 행정력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규 채용 급증에 따른 직급별 인원 불균형과 승진 때 극심한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된다. 영남대 김렬(57·행정학) 교수는 “무턱대고 퇴직자 수만큼 뽑기 이전에 현재 업무량 등을 분석해 불필요한 자리는 없앨 필요가 있다”며 “은퇴공무원을 계약직(임기제)으로 채용해 공직생활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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