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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넉달 얼었다 녹았다 고돼도 노란황태 맛, 황제 안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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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3-12-19 10:54
조회7,3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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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가는 길. 슬그머니 대관령 옛길로 빠져본다. 노란 황태 쭉쭉 찢어 끓여낸 맑은 탕 한 그릇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두부와 무를 넣고 담백하게 끓여낸 황태해장국은 어느 집을 가든 맛이 비슷하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 해장을 위해 아침이면 북어를 두드리던 어머니 생각이 절로 난다. 식당마다 찜, 구이, 무침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지만 고추장을 발라 구운 황태구이의 유혹은 크다. 토속 곤드레 막걸리가 자석처럼 달라붙는다. 게다가 황태는 숙취해소는 물론 노폐물 제거, 혈관질환 등에 두루 좋다고 하니 연말 덕담만으로도 얘기는 더 길어진다.

대관령은 역시 대관령이다. 흰 자작나무숲을 지나 옛 휴게소 인근에 다다르자 기온은 영하로 곤두박질친다. 몇 날 며칠 눈이 퀭하도록 골바람이 솟구치고 눈이 억수로 퍼부어야 만들어지는 것이 노랑태이고 보면 지금 날씨는 시작에 불과하다. 덕장촌이 있는 인제 용대리 사람들 말처럼 영하 10도까지 떨어져야 한다. 콧속이 쩍쩍 달라붙는 추위가 석 달간 매섭게 몰아쳐야 질 좋은 황태가 나온다. 한 그릇이 나오기까지 황태의 숙명은 이렇게 모질다.

생태, 동태, 북어, 황태, 백태, 흑태, 깡태…. 명태의 다른 이름들이다. 날이 너무 추우면 색이 하얗게 변해 백태가 되고, 따뜻하면 검은 먹태(찐태)다. 북쪽 함경도 원산이 명태의 본향이듯이 밤과 낮 사이 생선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이듬해 4월까지 천천히 말라야 더덕처럼 살이 부풀어 오른다. 그래서 ‘황태의 맛은 하늘이 내린다’고 한다.

황태가 밥상에 오르려면 서른 세 번 손이 가야 한다. 하늘도 따라줘야 하지만 거진항에서 받은 명태 배를 갈라, 꽁꽁 언 손 털어가며 덕장에 널고 거둬들이는 등 사람의 뼈에 바람이 배야 가능한 일이니까. 이렇듯 잘 말라 폭신하고 노르스름한 황태 한 마리에는 자연과 인간의 노고, 우주의 기운이 배어 있다. 음식을 단지 허기 메우기 위한 일상으로 여기기에는 녹록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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