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싱가포르에 부는 ‘음식 한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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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3-11-27 10:45조회7,9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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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음식 전시장에서 바라본 한식 세계화 조건은?
싱가포르가 일찍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타문화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는 사회는 다양한 음식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좋은 토양이다.
싱가포르 중심가 오차드 거리에 즐비한 쇼핑센터에 들어서면 각종 식당 앞에 진열된 다양한 메뉴가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미식가들이 꼽는 싱가포르의 매력은 동서양의 다채로운 음식을 천차만별 가격에 골고루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음식점 가운데는 그 나라 고유의 전통 맛을 고집하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현지 입맛에 맞게 변형된 퓨전음식점도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 체인점들이 맛과 마케팅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싱가포르는 세계 음식전시장이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은 흔히 ‘칠리크랩’과 ‘치킨 라이스’라 한다. 싱가포르 고유의 음식이라 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부터 관광객들이 꼭 먹고 가는 싱가포르의 명물이 됐다. 이 경우는 음식 자체보다 마케팅 효과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음식은 정체성과 정통성보다 어디서 누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될 수 있는 유연성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여러 나라와 도시를 섭렵한 다양한 입맛을 가진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메뉴, 독특한 음식 개발이 ‘국제화’의 열쇠다. 그러려면 먼저 다른 나라 요리에 부담 없이 다가가는 열린 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요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딤섬 체인점으로 유명한 ‘딘타이펑’에서 식사하려면 번호표를 받고 호명을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맛으로 승부하는 식당들은 예약을 안 받고 현장에서 줄서기 마케팅 전략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프랜차이즈 ‘본가’가 싱가포르에 진출해 두 군데 쇼핑몰에 문을 열었다. 손님이 몰리는 주말 저녁엔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이제 한식도 세계적 경쟁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누구나 즐기는 ‘한식의 꽃’ 비빔밥
탄종파가 거리에는 한식당이 한집 건너 하나씩 들어서 있다.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 이후 한식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제 싱가포르에서 성업 중인 한식당은 100여 개에 이른다. 음식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많아져 문화센터마다 한국한국요리반이 개설돼 있다. 맞벌이 직장생활을 하는 주부를 대신해 필리핀 가정부가 대신 한국요리 강습에 오는 경우까지 있다.
서로 종교·문화 배경이 다르고 인종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려면 식당을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돼지고기 냄새도 못 맡는 중동 무슬림, 소고기를 입에 안 대는 힌두교 인도인, 튀긴 생선 이외에는 잘 안 먹는 서양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한 끼를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고민 끝 한식당에 가서 비빔밥을 함께 먹었던 적이 있다. 모두 맛있게 먹었던 비빔밥, 소고기 고명 빼는 것과 고추장 양을 조절하는 것 말고는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비빔밥이었다. 그때 비빔밥의 ‘국제성’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 마침 한국 여객기 기내식으로 비빔밥이 나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2010년 싱가포르에 한국 브랜드 비빔밥 전문점 ‘비비고’가 싱가포르 대형 쇼핑몰 식당가에 등장했다. 이후 시내 요지 4곳으로 늘려 점심시간마다 직장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채식주의자를 비롯한 다양한 인종이 이제 비빔밥을 찾는다. 비비고는 전문화된 메뉴로 승부하는 한식 세계화의 좋은 모델이다. 딤섬 하나로 내용물만 약간 다르게 해 성공한 대만의 딘타이펑 모델을 따른 셈이다.
인터내셔널 뷔페에 ‘한식코너’ 도입
뷔페 레스토랑 ‘토다이’는 싱가포르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처음엔 과연 싱가포르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가 많았으나, 기존 호텔 뷔페에서 맛볼 수 없는 ‘한식코너’에서 모듬전과 불고기, 갈비, 잡채, 김치 등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한식당의 문턱을 넘기 조심스러운 사람들에게 한식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한식은 식재료와 조리법의 다양성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의 한식당은 너무 유사한 메뉴로 일정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별화·전문화된 메뉴로 다양한 고객층을 발굴해야 함에도 가격을 낮춰 출혈경쟁 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결국 한식의 한계를 드러내 서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가운데 신선한 메뉴 개발과 한국 지방특산 식재료 발굴에 노력하는 한식당이 있다. 각국 음식점이 몰려있는 뎀시 지역에 자리 잡은 한식당 ‘창’이다. 싱가포르에서 한식의 인기가 막 시작된 2006년 문을 열었다. 한식을 제대로 알리고 싶어 하는 전영미 사장은 직접 키운 유기농 알팔파로 ‘새싹 비빔밥’이라는 메뉴를 선보였다. 또 한국에서 직수입한 인삼을 넣어 제조한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제공하는 정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산 옥돔을 수입해 옥돔구이 메뉴를 개설했으며, 고객들에게 보성녹차 시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명품 식재료가 따로 있지요. 그 맛을 현지에 알리는 것이 진정한 한식 세계화라고 생각해요. 해외에서 한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식의 전도사라 할 수 있지요.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를 알리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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