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싱가포르, '돈 없이는 못사는' 부자나라…빈부차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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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3-12-24 10:05조회7,1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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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거주하는 54세의 쇼핑몰 보안요원 피터씨는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고 있으나 치료할 길이 막막하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은 1700 싱가포르 달러(약 1343.45 미 달러)에 불과해 4000 싱가포르 달러에 이르는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1600달러인 그의 월급은 절반이 대출이자로 날아간다. 2년전 아내가 발목을 다쳤을 때 얻은 2만달러의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피터씨는 "아내가 사고를 당한 후 18군데에서 대출을 받아 저축한 돈이 없는 상태"라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지난 1965년 독립 이후 싱가포르를 이끌어오고 있는 인민행동당은 경제적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고물가로 자립이 불가능한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 싱가포르 사회복지 시스템의 문제점
싱가포르의 경우 국가 기관인 중앙적립기금(CPF)이 연금과 의료보험을 책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4대보험처럼 사업장의 고용주가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방식이며 민간이 운영하는 개인보험도 동시에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글로벌 여론조사업체인 마인드셰어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싱가포르인의 72%가 높은 치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정부가 의료보험에 지불하는 비용은 30% 이하로 OECD 평균 60~70%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마인드셰어는 덧붙였다.
인민행동당은 빈곤층이 증가하자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의료비를 낮춘다는 향후 25년간 계획안을 이달 발표했다.
찬춘싱 싱가포르 사회가족발전부 장관은 지난달 의회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신문이나 인터넷을 접하지 못하고, 영어도 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에게는 같은 언어를 구사할 줄 알고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백만장자 늘어날수록 극빈층도 증가
싱가포르는 세금은 적게 내면서 소득 수준은 세계 9위를 차지하는 '부국(富國)'이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만5058달러로 미국과 독일을 넘어선다.
그러나 소득이 높은만큼 물가도 비싸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리서치업체인 EIU는 전 세계에서 물가가 여섯 번째로 높은 도시로 싱가포르를 꼽았다.
저소득층도 증가 추세에 있다. CPF에 따르면, 일인당 국민소득의 절반 이하를 버는 사람들이 지난 2002년 16%에서 2011년 26%까지 늘어났다.
리콴유 대중정책대학원의 후이웽탓 교수는 "일반 근로자가 싱가포르에서 생계를 이어가려면 한 달에 1400에서 1500달러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200만 싱가포르 인구 중 12%가 월 1000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이다.
2012년 싱가포르 정부 추산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478로 홍콩을 제외하고 선진국 중 가장 높다.
◇ 빈곤 해소 위해 민간·정부 나서
가톨릭 사회복지단체인 카리타스 싱가포르는 최근 "광고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싱가포르의 빈곤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도 행동에 나섰다. 국민행동당은 기업들이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기 어렵도록 규정을 강화했으며 고용보호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의료보험에 지출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중이며, 대형차와 고급 주택에 더 많은 세금을 거둘 계획이다.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부총리는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지금의 변화로 만족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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