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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0년 전, 한국 떠날 땐 다 무너져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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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3-07-25 10:32
조회6,5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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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을 기록한 책은 많지만, 전쟁 이후 한국과 참전국의 우호적인 관계까지 양국 언어로 펼쳐낸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백발의 노르웨이 참전용사 5명이 23일 한국을 찾았다. 6·25에 참전했을 당시 보고 느낀 것을 담은 책 'NORMASH 우리의 가슴속에 자리한 한국'이 정전(
停戰)협정 60주년을 맞이해 한국어로 출판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2010년 이들은 노르웨이에서 먼저 책을 냈다. 1951 7월 유엔군 산하 야전병원으로 개원한 '노르마시(NORMASH·노르웨이 이동 외과 병원)' 1954 11월에 문을 닫을 때까지 약 9만여명에 달하는 한국인 및 미군 부상자를 치료했다. 이번에 방한한 5명은 모두 노르마시에서 보초병·간호사 등으로 일했던 사람들로, 24일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노르웨이 6·25전쟁 참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책에는 6·25 당시 각각 스무 살, 스물한 살이었던 참전용사 아르빗 피예례(81)씨와 보초병 엘리프 네스(82)씨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있다. 사진에는 '크랑링용(Kranglingyong·보초병 천막)'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씨 소년'도 함께 찍혀 있다. 네스씨는 김씨를 '매우 똑똑하고 겸손했던 친구'라고 기억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겸손하고, 친절하고, 똑똑하다" "이런 장점들이 '경제 발전 성공 신화'의 기반이 되지 않았겠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

피예례씨는 60년 전의 기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피예례씨는 당시 야전병원을 촬영한 지도를 일일이 손으로 짚으며 "여기는 한국인 숙소가 있던 곳", "여기는 식당"이라고 설명했다. 야전병원을 지키는 보초병이었던 피예례씨는 항상 한국 군인 한 명과 함께 병원 정문을 지켰다고 했다. 피예례씨는 "한국 군인과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데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우리는 '노르마시어'를 만들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크다는 뜻의 '탁상', 작다는 뜻의 '스코르시'처럼 말이죠. 노르웨이어도 아니고, 아무 뜻도 없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터 한복판에서 이런 단어들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었어요
."

올해 아흔넷으로 방문자 중 최고령인 여성 간호사 게르드 셈씨도 "당시 아프고 다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하나만 가지고도 충분했다" "노르웨이에서 이스라엘·파키스탄·인도·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오는 데 3일도 넘게 걸릴 정도로 고생도 많았지만, 한국 여성의 출산을 도왔던 기억을 떠올리면 정말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페데르 핀을란(81)씨는 1954 11월 한국을 떠난 지 59년 만에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당시 병원에서 '남자 간호사'로 일했다. "떠날 때만 해도 사람들은 다치고, 건물은 무너져 '모든 게 망가졌던' 한국이었는데, 말로만 듣던 경제 발전을 눈으로 보니 놀랍고 신기하네요
."

이번 방문에는 노르웨이군 소속 포병대 중위인 프레데릭 프리버그(26)씨도 동행했다. 프리버그씨는 아프가니스탄전에 5년간 참전했다. 그는 "선배들이 60년 전 의료 서비스를 심어놓았던 한국이 지금 이렇게 튼튼한 나라가 된 것을 보니, 나도 언젠가는 다시 발전된 아프가니스탄을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책에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용사들의 일기, 편지뿐 아니라 전쟁 이후 50년 만의 재회 등 양국의 교류 역사가 기록돼 있다. 노르웨이어판 출판을 주도한 노르웨이 한국참전용사협회 닐스 에겔리안(81)씨는 "한국 보초병과 노르웨이 보초병의 우정 같은 생생한 기록이 다음 세대의 노르웨이인들과 한국인들에게 전쟁 당시의 특별하고 귀중한 경험을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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