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킹올림픽' 압도적 우승… 21세 天才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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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5-08-11 12:08조회4,4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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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 '에이스' 이정훈씨… 대학 안 마치고 바로 취업 예정]
2년전 '데프콘 21'서 3위로 세계 해킹 무대에 등장
올 3월 캐나다 대회에선 혼자서 구글·애플·MS 해킹
"공부 안한다는 걱정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했죠, 지금은 부모님도 인정하죠"
‘해킹 올림픽’이라는 미국 데프콘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팀의 ‘천재 해커’ 이정훈 라온시큐어 연구원. 사진은 올 3월 캐나다 해킹 대회에서 우승한 이 연구원(왼쪽)이 인터뷰하는 모습. /이정훈씨 제공
'세계 해킹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23회 데프콘(DEFCON)' 대회에서 한국팀이 처음 우승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 시각)부터 9일까지 사흘간 벌어진 본선 대회에서 한국 대학생·연구원 13명으로 이뤄진 'DEF KOR'팀은 작년 우승팀인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PPP'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4000여팀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코드게이트'와 더불어 양대 해킹 대회로 꼽힌다. 데프콘은 팀별로 서버(대형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배정받은 뒤 상대 시스템을 찾아 공격·방어하는 일종의 사이버 전쟁이다. 이런 모의 전쟁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화이트해커(white hacker·해킹 범죄를 막는 보안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한국팀의 '에이스'는 이정훈(21) 라온시큐어 연구원이다. 이 연구원은 서버 시스템을 분석해 보안이 취약한 부분과 공격 루트를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그의 분석을 바탕으로 팀원들이 상대팀 서버를 해킹하는 것이 한국팀의 주요 전술이었다. 한국팀은 첫날부터 상대방을 '더블 스코어' 정도로 압도한 끝에 최종 승리를 거뒀다.
이 연구원은 나이는 어려도 여러 해킹 대회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 이 분야에서는 '천재 해커'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2년 전 '제21회 데프콘'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올 3월엔 캐나다의 해킹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보안망을 혼자 다 뚫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마음만 먹으면 모든 컴퓨터를 자기 맘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가 발견한 해킹 경로는 구글 등에 전달돼 프로그램 보안 강화에 쓰였다.
이 연구원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끼고 산 '컴퓨터 키드'다. 이 연구원은 대회 직후 전화 통화에서 "어릴 때 부모님이 공부 안 한다고 걱정하셨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했다"며 "부모님이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을 인정해주신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재미로 처음 해킹을 시도했는데 그냥 뚫리더라"며 "그냥 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것만 골라 그것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인하대 컴퓨터공학과를 휴학하고 한국 보안업체 '라온시큐어'에서 병역특례로 근무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해커 육성 프로그램 'BoB(Best of the Best)'에 멘토로 참여해 자기보다 나이 많은 '후배'를 가르치는 일도 한다. 이번에 데프콘 대회에 함께 출전한 팀원 임정원(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씨도 그의 '제자'다.
이정훈 연구원은 올 10월에 병역특례를 마치면 곧바로 삼성SDS에 입사하기로 돼 있다. 스마트폰·노트북·세탁기·냉장고 등 삼성이 만드는 모든 전자제품을 모의 해킹해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막는 일을 할 예정이다. 그는 "실력만 있으면 고졸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참이 복사 심부름 같은 걸 시키면 어쩔 거냐'고 물어보자 "당장 사표 내고 나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요즘엔 못하는 영어를 다시 시작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 나가 더 많이 배우고 내 실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 데프콘 대회 한국 우승에는 우수한 해커들이 대거 보강된 점도 한몫했다. 팀원 13명 중 절반 이상인 8명이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학생이다. 한국팀을 지도한 임종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청와대 안보특보)는 "이번 우승은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과 같은 쾌거"라며 "한 명의 천재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교육을 통해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키웠다는 사례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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