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선박 60여명 사망·실종 '인재' 무게…"구명조끼 안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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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회 작성일15-07-03 10:58조회4,7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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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배에는 건축 자재 등 많은 짐이 실려 있었다. 출항 전에 구명조끼도 받지 못했다."
2일 필리핀 중부 오르모크 앞바다에서 60여 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선박 전복사고는 당시 상황에 대한 생존자들의 이런 증언이 잇따르면서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고 선박에 탔다가 구조된 메리 제인(여)은 "순식간에 배가 뒤집혀 뛰어내릴 틈도 없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승객과 승무원 등 189명이 탄 선박은 "살려달라"는 비명과 함께 공포에 휩싸였다.
지나 포고사(32·여)는 자신은 배 밑에서 헤엄쳐 빠져나왔지만 두 살배기로 보이는 아이는 익사한 것을 봤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그녀는 "선원들이 출항하기 전에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지 않았다"며 "배가 뒤집힐 때 구명조끼를 입을 시간도 없었다"고 당시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일간 필리핀스타도 이와 비슷한 생존자의 증언을 보도했다. 교사인 윌마 파카탕은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받지 못했다"며 자신은 배 바깥으로 빠져나와 널빤지를 붙잡고 구조를 기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사고 선박에 탄 6세 여아는 아버지에 의해 목숨을 건졌지만, 아버지는 아내를 구하러 다시 배로 돌아갔다가 함께 실종됐다고 다른 생존자들이 전했다.
선박에는 수백 포대의 건축 자재와 쌀 등이 실려 있었고 상당수 승객은 인근 섬주민에게 농산물 등을 파는 상인들로 많은 짐을 갖고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6t급 선박의 과적 가능성이 사고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사고 초기에 지목된 강한 풍랑은 전복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흐린 날씨였지만 운항이 위험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필리핀 해경의 아르만드 발릴로 대변인은 "당시 폭풍이나 강풍은 없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해경은 선장을 비롯해 구조된 선원들을 상대로 파도가 높은 곳을 무리하게 운항하는 등 항로를 잘못 잡아 사고가 났는지, 음주 등 다른 문제는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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