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한인회, 정월대보름맞이 경로위로연 성황리에 진행

 

싱가포르에 거주하시거나 자녀 방문차 오신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위한 정월대보름맞이 경로위로연이 싱가포르 한인회 주최로 지난 2월 23일 가든스바이더베이와 향토골 한식당에서 열렸다. 우기인 탓에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당일 날씨는 어르신들의 나들이에는 부족함이 없는 선선하고 화창한 날씨였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경로위로연에는 총 30분의 어르신들이 참석하였는데, 주목할 점은 참가자 분들 중 상당수가 재 참가를 하였다는 점이다. 5번째 참가하신다는 어르신들도 몇 분 계실 정도로 본 경로위로연은 어르신들에게 점점 중요한 연례행사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500여종의 화려한 식물 관람 – 가든스바이더베이 투어

모두들 들뜬 표정으로 9시 30분 아마라 호텔 로비에서 모인 뒤 어르신들은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한인회 남상구 부회장이 어르신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하며 어르신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버스를 타고 어르신들이 처음 향한 곳은 작년 여름 개관해 많은 화제를 낳았던 ‘가든스바이더베이’였다. 500여종이 넘는 화려하고 매력적인 식물들이 인상적이었던 ‘플라워 돔’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인공폭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실제 구름 위를 걸어 내려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 클라우드 워크가 인상적이었던 ‘클라우드 포레이트’까지…

 

한인회 박재용 부회장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든스바이더베이의 멋진 풍경들을  보여주었다. 어르신들의 탄성은 그칠 줄을 몰랐고 어느 곳 하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소풍온 듯이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 하셨던 분들이 어느 새 삼삼오오 함께 담소를 나누며 분위기는 무르익어 갔다.

 

한식당 향토골에서 정성 가득한 음식들로 오찬

투어 후에는 점심식사와 식후행사를 위해 한식당 향토골로 이동했다. 어르신들을 다시 한번 환영하기 위해 한인회 정건진 회장, 주 싱가포르대사관 김완중 공사의 간단한 환영사가 이어졌고 한국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정성 가득한 음식들이 준비되었다. 오전에 가든스바이더베이에서 친분을 쌓으신 덕에 식사시간 내내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고 덕담을 하시는 등 화기애애한 식사 분위기가 이루어졌다.

 

가야금 연주, 뇌중풍과 치매 예방 강좌, 생활영어 강좌

다음 순서로는 가야금 연주자 박진선의 ‘춘설’을 감상하며 모처럼 한국음악 감상의 시간도 가졌다. 가야금이 연주되는 내내 어르신들은 숨죽여 가야금소리에 집중했고 연주가 끝나자 큰 박수와 함께 앵콜을 외치시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싱가포르에서 가야금 연주를 듣는 것이 쉽지 않은데 오랫만에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건강 관리법과 건강상담도 어르신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유익한 자리. 탄톡생병원 재활의학과 김종문 박사가 ‘뇌중풍과 치매의 예방’을 주제로 뇌중풍의 발생과 예방에 대해 자세하게 강의를 진행했으며, 어르신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홍미숙 강사로부터 정말 필요한 순간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영어를 배워보는 시간도 잠시 마련되어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한 한인회에서 국선도를 가르치고 있는 조순행 강사의 생활 체조 운동도 시행해 어르신들이 손쉽게 따라하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꼼꼼한 건강 상담 그리고 흥겨운 노래자랑 시간

조용한 공간에서 탑 정형외과 원장을 역임하셨던 양정함 박사와 탄톡생 병원의 김종문 박사가 정형외과 상담 그리고 혈압 및 혈당체크 시간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꼼꼼히 챙기며 상담을 하는 동안, 어르신들의 노래자랑 시간이 경로위로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흥을 돋우기 위해 한인회 정건진 회장도 마이크를 잡아 분위기를 살렸다.

 

이번 경로위로연에 참가하신 어르신들은 모두 적극적이어서 시간관계상 1절만 불러 주시라는 사회자 박두한 강사의 요청에 굉장히 아쉬워한 분들도 많았다. 초반에는 여성출연 어르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용기를 내는 남성출연 어르신들도 많아져 결국에는 모두가 함께 흥겨워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최고의 분위기 속에 노래자랑은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모든 프로그램이 성공리에 잘 끝나고 베스트 부부상, 베스트 드레서상 등등의 부문으로 이 자리를 총결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인회 정건진 회장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홍빠오와 다양한 식품을 준비한 고려무역의 후원으로 마련된 구디백을 어르신 모두에게 나누어 드리며 경로위로연은 아쉬움 속에 그 막을 내렸다.

 

 

<미니인터뷰 1.>

기응성 어르신

 

올해 경로위로연 최고 고령 참가자는 86세의 기응성 어르신이다. 하지만 기응성 어르신은 가든스바이더베이 투어나 다양한 행사에서 건강한 체력을 보여주며 나이와 건강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기응성 어르신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을 공유하였다.

 

Q. 어르신 나이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비결이 궁금하다.

A.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기존에 80kg 나가던 몸무게를 71kg으로 줄였으며, 지금도 소식 위주의 식단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있다. 아침식사는 사과 반쪽, 토마토, 식빵 한 조각이면 충분하다. 이후 점심이나 저녁식사도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고려한다.

 

Q. 음식 조절 이외에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활동이 있다면?

A. 아침식사 후에는 종교활동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점심식사 후에는 2-3시간씩 매일 산책 등 운동을 하며 친구들을 만난다. 이후 귀가해 20분씩 족욕을 하는 것이 나의 일과이다.

 

 

<미니인터뷰 2.>

박옥진 어르신과 김선모 씨

 

가든 바이 더 베이를 산책하시는 어르신들을 둘러보니 따님으로 보이는 분이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채 산책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유독 딸의 손을 놓지 않고, 특히 이야기를 하실 때는 속삭이듯 딸의 귀에 대고 말씀하시는 박옥진 어르신의 사연이 궁금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어머니와 함께 다니는 이유가 있는지?

A: 어머니가 귀가 안 좋으시다. 그러다 보니 자신 있게 밖을 잘 못 다니시고 저에게 의지를 많이 하신다. 그런데 여기 와보니까 저희 어머니 연배이신 분들 중에서도 혼자 오신 분들이 있으셔서 놀랬다.

 

Q: 행사 참여하면서 어머니 기분은 어떤 것 같은가?

A: 여기 오셔서 혼자서도 씩씩하게 행사 참여하시는 분들을 보고 어머니도 많이 놀라신 것 같고 동시에 자신감도 많이 생기신 것 같다. 제가 중간에서 말씀을 전달해 드려야 하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여러 분들과 이야기도 나누게 되고 좋은 경치 구경도 하셔서 기분이 매우 좋아 보이신다. 앞으로도 오늘 알게 된 분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게 해드리고 싶다.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서 한인회에 너무 감사 드린다.

 

 

<경로위로연 후원>

후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주 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관, 고려무역, 비드인폼, 싱가포르 한인여성회, 에스트래블, 탄톡생병원, 코포츠, 향토골

 

강좌, 건강상담, 공연, 자원봉사

김종문(건강강좌 및 상담), 박두한(진행), 박진선(가야금 연주), 양정함(정형외과 상담), 홍미숙(생활영어)

자원봉사: 이수빈, 김의진, 문수현